"장애인이 물놀이 할 해수욕장 없어요"(2016.8.23)
- 작성일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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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이 최단기간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호황을 맞고 있으나 정작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미흡한 것으로 확인돼 개선이 요구된다.
4일 오전 제주시 서부지역의 한 해수욕장.
이곳은 지난달 말 기준 44만6000명이 방문하면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해수욕장 1위로 선정됐지만, 해변 입구에서부터 장애인을 위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입구에는 불법주차를 막기 위한 규제봉이 설치됐으나, 폭이 1m도 채 안 될 만큼 바짝 붙어 있는 등 무분별하게 설치되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차도로 나갔다가 다시 인도로 들어와야 하는 불편이 예상됐다.
장애인들을 위한 화장실조차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일반 화장실에 설치된 대변기칸 중 하나를 장애인 화장실로 활용 중이었지만, 미닫이문으로 돼 있어 사실상 사용이 힘든 상태다.
발에 묻은 모래를 씻어내라는 취지에서 설치된 족욕시설 역시 10㎝가 훌쩍 넘는 턱에 둘러싸여 보조자 없이는 장애인들의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음수대 위치가 적힌 안내판이 부착되기는 했으나, 계단을 올라가야만 이용할 수 있었고, 야영장 산책로를 통해 음수대로 갈 수는 있지만, 산책로 턱이 수십㎝가량 될뿐더러 경사로 또한 없어 장애인 혼자서는 이동이 불가능했다.
30만3000명이 찾으며 이용객이 많은 해수욕장 2위에 오른 또 다른 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장애인 화장실이 일반 화장실과 따로 마련돼 있었으나, 화장실로 들어서는 입구에 플라스틱 통이 모래 속에 파묻혀 높이 6㎝가량 밖으로 나오면서 휠체어 진입에 걸림돌이 됐다.
해수욕장 내에 마트가 있으나, 경사로가 없어 모두 계단을 올라야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제주장애인인권포럼에 따르면 현재 해수욕장 내 장애인 이용이 불편한 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휠체어로 백사장을 지날 수 없어 사실상 장애인들이 물놀이할 수 있는 해수욕장은 없다는 것”이라며 “일부 해수욕장에 바다 앞까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데크가 설치됐지만, 물놀이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하는 등 장애인 편의 도모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