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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의 차이가 가치의 차이는 아닙니다. The Human Rights Forum of Persons With Disabilities in Jeju

"문턱에 배수구까지"... 장애인 투표길 여전히 '험난'(2014.6.25)

작성일
2023-03-29
작성자
운영자
조회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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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에 배수구까지"...장애인 투표길 여전히 '험난'
장애인인권포럼, 6.4지방선거 투표소 시설 모니터링 실시 제주지역 투표소 4곳중 1곳 '부적절'..."법정기준 맞춰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곳곳에 투표소가 설치됐지만, 장애인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함이 따르고 있었다.
제주지역 투표소 4곳 중 1곳은 장애인의 접근을 고려치 않고 조성된 탓이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에 걸쳐 제주지역 전체 228개 투표소 중 총 77개소의 투표소에 대한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15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15일 오후 2시 6.4지방선거 투표소 편의시설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헤드라인제주>


모니터링 대상 투표소는 지난 2012년 모니터링 당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투표소 66개소를 비롯해 새롭게 신설되거나 구조가 변경된 투표소를 포함시켰다.
주요 점검 사항은 △주출입구의 접근로 △출입구 높이차이 △내부 출입구 등이다. 출입구의 기울기나 미끌어지지 않는 재료를 사용했는지 여부, 경사로의 폭과 경사정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모니터링 대상 77개소 중 편의시설이 적절한 투표소는 20개소에 불과했고, 57개소는 '부적절' 판정을 받았다.
제주지역 전체 투표소가 228개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표소 4곳 중 1곳이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불편을 겪는 시설이라는 결과다.
장애인인권포럼은 "단 1곳이라도 부적절한 투표소가 있다는 것은 장애인이 국민의 일원으로서 주권을 침해받는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십미터 운동장 가로질러야 투표소 겨우 도착
장애인의 경우 투표소 입구까지 다다르기도 전에 난관에 봉착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주 출입구 접근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24곳의 투표소가 부적절한 시설을 한 것으로 확인된 것.
이 경우 바닥 표면에서의 부적절한 경우가 많았다.
애월읍 제2투표소인 곽금초등학교의 경우 투표가 이뤄지는 체육관까지 가기 위해선 운동장을 가로질러야 했다. 차량진입 방지용 바리게이트를 피해 잔디로 된 운동장 수십미터를 가로지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북동 동화초등학교의 경우도 학교 운동장을 가로질러야 투표장소에 다다를 수 있었다.
애월읍 제9투표소 더럭분교 급식소는 투표소 진입로에 배수구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가 이동하는데 위험을 야기했다.
노형동 제3투표소 원노형마을복지회관은 계단이 5개나 있어 투표 보조인력이 배치돼도 장애인의 접근이 애시당초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이 필요한 투표소로 꼽혔다.
원노형마을복지회관의 경우 후문쪽 진입로가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거리가 멀고 가팔라 이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제주시 노형동 제3투표소 원노형마을복지회관. 주출입구 접근로가 계단으로 돼 있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시 노형동 제3투표소 원노형마을복지회관 후문쪽 진입로. 경사로가 멀고 가팔라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시 애월읍 제2투표소 곽금초등학교. 투표장소인 체육관까지 잔디로 된 운동장을 가로 질러 이동해야 한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시 애월읍 제9투표소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 급식소. 진입로에 배수구가 설치돼 휠체어 이동에 위험이 뒤따른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 급격한 경사로, 휠체어 안전사고 위험성 다분 출입구 높이 차이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도 41곳에 달했다. 가장 많은 유형의 부적절한 시설로, 대부분 급한 경사의 계단위에 경사로를 설치하면서 불거진 문제다.
이도2동 제8투표소 도남초등학교 체육관 입구에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경사로의 각이 매우 급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홀로 경사로를 오르려다가는 자칫 안전사고로 번질 위험까지 감내해야 한다.
용담2동 제3투표소 명신마을복지회관은 출입구가 계단으로 돼 있어 장애인의 접근을 막았다.
삼도1동 제2투표소 서광노인복지회관의 경우 경사로 입구에 맨홀이 있어 휠체어 이동에 위험이 됐고, 경사각이 급해 장애인 혼자 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투표 당일 임시경사로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경사각이 급해 불편을 초래하고는 한다. 법적으로 휠체어가 오갈 수 있는 경사로의 각도는 12분의 1정도다.




제주시 이도2동 제8투표소 도남초등학교 체육관. 경사로의 각이 매우 급해 안전사고 위험이 야기된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시 용담2동 제3투표소 명신마을복지회관. 출입구가 계단으로 돼 있어 장애인의 접근성을 막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 온돌방 투표소, "접근할 엄두조차..." 읍면지역의 경우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투표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상황도 장애인들을 곤란한 처지로 만든다.
내부 시설이 온돌방 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등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모니터링 결과 출입구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곳은 총 34곳.
아라동 제2투표소 간드락복지회관에는 내부 출입구에 턱이 있어 접근이 불가했다.
남원읍 제8투표소 위미2리 경로당은 마루와 방문 턱까지 이중으로 출입구에 턱이 존재해 휠체어 장애인의 진입은 엄두를 낼 수 없는 실정이었다.
장애인인권포럼은 "3가지 항목으로 나뉘어져 모니터링을 실시했지만, 이중 한가지 조건이라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하게 설치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제8투표소 위미2리 경로당. 마루와 방문 턱까지 이중으로 출입구에 턱이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제주장애인인권포럼>

# "장애인 스스로 투표권 행사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장애인인권포럼은 무엇보다 투표 지원인력의 도움이 아닌 장애인 스스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욱 장애인인권포럼 간사는 "투표 지원인력으로 투표권 행사를 돕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최소한의 법정 기준에 맞는 편의시설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투표 지원인력의 장애에 대한 부족한 이해는 장애인의 안전한 투표소로의 접근을 저해시킬 뿐만 아니라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 등 독자적인 투표행위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보조인려을 통해 투표행위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당한 편의제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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